핀란드 감성 속으로

우리나라에 ‘휘바’라는 단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나라, 핀란드. 상쾌한 자일리톨 껌을 씹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릴 뿐, 그 휘바가 ‘좋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잠잠해질만 하면 또다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비행기를 타고 직접 핀란드에 가지는 못하지만, 한국에도 충분히 ‘휘바’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한 핀란드 감성 가득한 여행지가 많다. 그중에서도 핀란드를 대표할 만한 주제인 ‘무민’, ‘디자인’, 그리고 ‘자연’을 테마로 한 여행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핀란드에 있는 여행지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한국 속의 핀란드를 경험해 보자.

edit Song Juyoung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

무민은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의 동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1940년대 핀란드에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며 국민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핀란드 곳곳에서 무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무민 박물관은 오직 핀란드 탐페레(Tampere)에만 있다. 박물관에는 얀손이 직접 제작한 무민하우스를 포함해 2,00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 9월 무민이 한국에 터를 잡았다. 바로 제주에 개관한 무민랜드다. 무민랜드는 방문자들에게 무민 동화 속 장소 리비에라(Riviera)에 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동화 속 장소를 구현한 공간들과 토베 얀손 관련 전시를 비롯해, 미디어 아트존, 아트 체험존, 게임존 등도 마련돼 있다.

한편 서울에서도 무민을 만나볼 수 있다. 그라운드시소 성수점에서 ‘무민 오리지널: 무민 75주년 특별 원화전’이 2021년 11월 14일까지 개최된다.핀란드에서 직접 공수해 온 토베 얀손의 원화와 삽화 2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일상 속 핀란드 디자인

기능을 중요시하고 유행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핀란드 디자인은 일상생활 속 깊숙이 녹아 있다. 특히 핀란드 중부 이위베스퀼레에 이러한 디자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28개에 달하는 그의 작품이 도시 전역에 걸쳐 극장, 시청, 대학교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페이옌네 호수에 위치한 알토의 여름 별장에서는 그가 여러 소재와 기법을 탐구했던 공간을 엿볼 수 있다. 세이나찰로 시청사에서는 디자인에 민주적 가치를 담고자 했던 그의 철학이 돋보인다.
한편, 알토의 디자인 세계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카페알토 바이 밀도’를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카페는 알토가 자주 사용했던 재료인 자작나무로 장식되었으며, 천장에는 핀란드 디자인의 아이콘이자 알토의 시그니처인 핀란드 호수를 닮은 사보이(Savoy) 화병의 물결 모양이 새겨져 있다. 카페는 알토가 디자인한 아르텍(Artek) 가구로 채워져 있어, 아름다우면서도 편리함을 중시하는 핀란드 디자인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핀란드의 자연, 그리고 맛

핀란드 국토의 70%가 숲으로 뒤덮여 있는 만큼 핀란드 라이프스타일에서 자연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헬싱키의 녹색심장으로 불리는 센트럴파크는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Lapland)까지 뻗어 있으며, 센트럴파크의 연간 방문자 수는 핀란드 내 국립공원 전체의 연간 방문자 수 총합에 근접할 만큼 인기가 많다. 이곳의 방문객들은 센트럴파크를 산책한 후에 꼭 주변 레스토랑에 들려 맛있는 핀란드 음식을 즐긴다. 레스토랑은 계절의 흐름과 제철 재료에 집중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음식을 선보인다.

한국에도 탁트인 자연과 함께 핀란드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카페 앤 그릴 휘바’다. 이곳에서는 핀란드 맥주 라핀 쿨타(Lapin Kulta), 각종 베리가 풍성한 핀란드 여름을 연상시키는 베리 스무디, 핀란드식으로 조리한 감자 요리를 제공하며, 요리에는 직접 재배한 제철 채소와 핀란드산 과일 설탕을 사용한다. 또한, 북한산 국립공원에 둘러싸여 있어 자연을 온전히 만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