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모바일모드
서울 서울
회원가입
현재접속자
> 해외축제뉴스 > 게시글 상세보기
해외축제뉴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DESTINATION: 프랑스 아키텐, 파리보다 아름다운  |  해외축제뉴스 2021-09-06 16:47:42
작성자   페스티벌올앤트래블 editor@guideme-trip.com 조회  308   |   추천  24

프랑스 아키텐: 파리보다 아름다운

 

                    
 

지난달 그다지 볼 것 없던 도쿄 올림픽 폐회식에서 눈에 띄던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도쿄의 성화가 꺼지고 다음 올림픽 개 최지 파리로 포커스가 달라졌을 때였다. 에펠탑에 걸린 오륜기는 새삼스레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파리가 프랑스의 전부는 당연히 아니다.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프랑스를 찾게 된다면, 수도보다 아름답고 정감 가득한 지방의 소도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여유로운 산책과 소탈한 식사만으로 힐링을 찾아주는 시골 여행은 요즘 각광받는 여행 트렌드이기도 하다. 남서부 아키텐(Aquitaine) 주의 작은 도시들이 로맨틱한 프랑스를 제대로 만나게 해줄 것이다.

 

 

파리보다 보르도!

                    
 

광활한 드골 공항과 정감 없는 파리 시내에서 뭔가 아쉬움을 느꼈다면,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이 진부해졌다면 주저 말고 프랑스 남서부의 아키텐 지방으로 이정표를 돌려 보자. 파리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3시간이면 충분하다. 그곳에서 우리는 가을이면 더욱 로맨틱해지는 아르카숑(Arcachon)의 금빛 모래사장과 세계적 와인 산지 보르도(Bordeaux)의 품격 깃든 포도밭, 중세 마을 생테밀리옹의 정겨운 골목을 만날 수 있다. 번잡한 도시에서 찾지 못했던 낭만과 여유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아키텐 주의 주도이기도 한 도시 보르도는 2007년부터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고풍스러운 중세 도시다. 12개의 여신상이 눈길을 끄는 대극장은 물론 우아한 18세기 건축을 그대로 사용하는 증권거래소, 19세기 창고 건물을 리뉴얼한 현대미술관, 좁은 나무 복도와 작은 발코니까지 로맨틱한 호텔, 로마시대의 약국 문양이 그대로 남아있는 약국까지도 아름답다. 하지만 보르도의 아름다움이 보다 매혹적인 이유는 웅장한 석회암 건축과 호사스러운 중세 문양 때문만은 아니었다.
로마시대부터 수세기 동안 유럽 무역의 주요 항구였던 이 도시는 찬란한 거 유산을 보존하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시크한 트램이 도심을 관통하고 있고, 광장에서는 시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광합성을 즐겼다. 걷기 좋은 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중세 건축과 세련된 편의시설, 패션 부티크, 카페, 레스토랑의 조화는 그저 감탄을 자아낼 뿐이었다.

 

 

자연스럽게 와인 클래스!
 

                    
 

생테밀리옹으로 출발하기 전 운전기사 부르노는 사진 찍을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봤던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보르도에서 푸르른 포도밭 길을 지나 자동차로 45분 정도 달려 닿은 셍테밀리옹은 도시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더 아득한 중세 시대로 빠져드는 환상을 불러일으켰다. 마법에서 잠시 풀린 아름다운 동화 속 나라 같았다. 다시 어둠의 마법에 휩싸이기 전에 귀여운 와인숍이 즐비한 아기자기한 골목과 고풍스러운 건축물, 한갓진 노천카페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보르도 시보다 먼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까닭인지 생테밀리옹은 현대적인 뉘앙스가 거의 배어들지 않은 중세 마을 그 자체였다. 마을을 둘러싼 들판은 온통 포도밭이었다.
와인의 본고장 중심에서 듣는 와인 클래스는 어떨까? 나는 간단한 소믈리에 클래스를 신청해 들어봤다. 1층에 와인숍을 운영하는 에콜 드 빈 데 생테밀리옹(École du Vin de Saint-Émilion) 2층 강의실에서 영어로 2시간 동안 보르도 지역 와인의 역사를 거슬러올라갔다. 지롱드 강 서쪽인 메독 지역은 석회암과 자갈이 많은 토양 덕분에 드라이한 와인을 만들어내는 포도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로 키우고, 동쪽은 진흙 성분이 강해 과일 향이 풍부한 메를로 품종이 많다는 설명은 기본. 갖가지 와인 향을 구별하는 방법과 도수를 측정하고 와인의 질감을 알아보는 법도 일러줬다. 교육과정을 마치고 보랏빛 수료증을 받아 들었는데 은근히 뿌듯했다.

 

 

화전목마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아르카숑 해변
 

                    
 

아키텐 주에 들렀다가 이토록 멋진 해변을 둘러보지 못했더라면 나는 아마도 억울함을 호소했을지 모른다. 보르도에서 1시간 반 정도 자동차로 달려 닿을 수 있는 아르카숑은 작은 바닷가 마을이자 프랑스에서 사랑받는 고급 휴양지였다. 해변에 들어섰을 때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가슴을 어루만져야 했다. 너무 좋으니 감탄사조차 나오질 않았다. 단순히 낭만적이라거나 한가롭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한 아르카숑 해변은 우아했다. 적당한 바람과 풍부한 일조량, 평균 13도의 기온, 겨울에도 별로 춥지 않고 여름에도 그다지 덥지 않은 온화한 날씨 덕분에 나폴레옹 3세 때부터 휴양지로 명성을 날렸다는 백과사전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바람과 모래, 기온보다 훨씬 깊은 아름다움이 마음을 끌어들이는, 그래서 여름보다 가을에 더 아름답게 만날 수 있을 듯한 해변이었기 때문이다.
아르카숑 비치를 중심으로 페레르 비치, 아바틸레 비치, 에이락 비치 등 7킬로미터가 넘는 모래사장을 펼쳐져 있는 이곳에서는 아침과 점심, 저녁의 산책이 각기 느낌이 달랐다. 귀여운 반주에 맞춰 돌아가는 회전목마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흐뭇했고,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를 마주하자니 문 닫기 전 줄을 서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단순한 일광욕과 해수 치료를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보트를 타고 굴 양식으로 유명한 페레 곶(Cap Ferret)까지 유람하는 코스도 인기였다. 나는 페레 곶에서 자전거를 빌려 가벼운 일주에 나섰다. 높이가 118미터로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모래 언덕 필라 사구(Dune du Pilat)에 올라 가을 철새 떼를 바라보는 감동도 놓치지 말 것!

추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