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거 아님!
피규어로 플렉스(Flex) 하자
이제는 하다하다 피규어도 여행을 떠난다. 형식은 가고 싶은 해외로 아끼는 인형을 대신 보내는 인형투어와 똑같다. 다만 다른 점은 나와 똑 닮은 피규어를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제작한다는 것이다. ‘미쳤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피규어투어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과연 왜일까?
edit Song Juyoung
피규어 투어 스케줄
구분
|
일정
|
장소
|
1일차
|
안동
|
도산 서원
|
봉정사
|
하회 마을
|
한옥마을 숙박
|
2일차
|
안동
|
장부당 카페
|
경주
|
불국사
|
교촌 마을
|
경주 스타벅스
|
3일차
|
강원도
|
알펜시아 투어
|
강릉 바다마을 투어
|
수원
|
저녁 식사
|
4일차
|
수원
|
수원 화성 투어
|
서울
|
성수동 카페 봇봇봇
|
N서울 타워, 저녁 식사
|
5일차
|
서울
|
조계사
|
북촌 한옥마을
|
파주
|
DMZ, 곤돌라 투어
|
1월 31일
|
|
'서울가요대상' 참여
|
나도 모르게 감탄이 절로
독일에 거주하는 남녀 20명은 한국에 직접 가는 대신 피규어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10년 경력의 국내 최대 3D 피규어 제작 업체인 ‘아바타월드’가 각기 다른 한복을 착용한 20개의 피규어를 제작했다. 20개의 피규어는 갖가지 색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보관함에 얌전히 대기하고 있었다. 15cm 정도의 하찮은(?) 사이즈지만 퀄리티는 절대 그렇지 않았다.
너무나 실감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절로 끄덕여 졌다. 피규어의 주인을 직접 본 적이 없는데도 마치 실물과 다를 바 없는 생생한 모습이었다. 진짜 사람의 살결처럼 보드라워 보이는 질감 처리에 실핏줄까지 표현했다. 오랜만의 여행에 들떠 상기된 모습을 표현한 것처럼 붉그스레한 뺨에는 생기마저 넘쳤다.
사람 보는 눈은 다 똑같다
피규어들은 투어 스케줄대로 4박 5일 간의 한국 여행을 착실히 진행했다.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날, 그들은 조계사로 향했다. “아이고, 예뻐라!” 화사하게 한복을 차려 입은 피규어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에 사람들의 발길이 멈춘다. 차분한 분위기의 사찰에 이른 봄이 찾아와 꽃이 핀 듯, 내 눈에 예뻐 보이는 피규어는 다른 사람 눈에도 예뻐 보인다.
‘플렉스’할 가치가 있다
인형의 완성도 높은 퀄리티뿐만 아니라 알찬 투어 일정까지. 지난 1월 20일부터 4박 5일간 피규어들은 안동, 경주, 강원도, 수원, 파주, 서울 등 국내 곳곳을 여행했다. 여행의 마무리로 1월 31일에는 '서울가요대상'에 참여해 K-POP 공연을 관람했다.
투어를 마친 피규어들은 곧 독일의 주인에게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행지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개인 소장용 앨범과 참가자의 SNS 업로드용 콘텐츠로 제작된다.
요즘에는 어딘가로 떠나기도 망설여질 뿐만 아니라 여행을 갔다 와서 SNS에 떳떳하게 자랑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피규어투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와 쏙 빼닮은 피규어가 여행을 가니 안심이고, 전문가들이 제작한 영상을 자랑스럽게 SNS에도 올릴 수 있다.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한다는 뜻의 신조어 ‘플렉스’(Flex). 혹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에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피규어투어는 ‘플렉스’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