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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즐거운 낮과 밤, 대전  |  국내축제뉴스 2021-10-05 20:56:41
작성자   페스티벌올앤트래블 editor@guideme-trip.com 조회  721   |   추천  33

도시의 즐거운 낮과 밤, 대전

 

                    
 

욕심 많은 여행자라면 대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대전은 트렌디한 도시만이 갖춘 경쾌한 핫플레이스를 비롯해 맑고 풍요로운 대자연과 유서 깊은 도심의 유적, 쾌적한 공원과 한가로운 농가, 전통을 자부하는 맛집부터 전망이 남다른 카페까지 마음을 빼앗는 여행지의 조건이 넘쳐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공정관광과 생태여행 등 흥미로운 여행 프로그램과 과학마저 즐기게 만드는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매주 토요일 원도심의 밤을 수놓는 토토즐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축제도 대전에 머물고 싶은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이른 아침부터 깊은 밤까지,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대전에 다녀왔다.

 

                    
 

이 도시를 움직이다 보면,

어느 틈엔가 당신에게도 대전이라는 취향이 생길지 모른다.

 

산과 바다를 둘러볼 때와 달리, 도시를 여행하는 방식은 조금 달라야 한다. 대전처럼 145만 명이 넘는 인구가 분주하게 살아가는 트렌디한 도시를 여행할 때는 더욱 그렇다. 정해진 대로 이정표 끝에서 만나는 계곡과 파도를 즐기고 마는 것이 아니라, 보다 명확하게 자신의 취향에 맞춰 그 도시를 바라보고, 자기만의 방식대로 속속들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련된 도심의 거리와 안락한 공원으로 향할지, 드넓은 호수와 숲속 산책로가 반기는 주변부를 여행할지는 내 마음에 달렸다. 그러니 도시 여행의 출발은 가이드북에 빼곡하게 적힌 관광 명소 라인업을 훑는 것보다 자신의 취향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것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대전은 그 어느 도시보다 선택의 폭이 넓은 여행지다. 지하철과 자전거, 공유 킥보드를 이용해 소문자자한 핫플레이스를 돌아 나오는 일정을 잡아도 좋고, 새삼스레 계절이 느껴지는 도시 안팎의 드라이브 코스와 근방의 맛집 리스트를 눈여겨봐도 나무랄 데 없다. 붉게 물드는 원도심을 천천히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나누거나, 한가로운 농가에서 펼쳐지는 마을 농산물 축제를 경험하는 것은 어떨까? 밤마다 엑스포과학공원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한빛탑 미디어파사드 음악분수의 흥겨운 쇼도, 아름다운 대청호수를 마주한 채 여유로운 한때를 선물하는 로하스캠핑장의 느긋한 하루도 모두 대전이다.

 

                    
 

대전이라는 도시의 매혹

오랜만에 다시 찾은 대전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사실 대전을 제대로 여행하는 것은 거의 20년 만이었다. 한창 청춘이던 시절, 대전이 고향이라던 여자친구를 만나 주말마다 부리나케 새마을호를 타고 대전역에 내렸고, 대전역 지하상가를 지나 시내 한복판이라 할 수 있는 은행동 앤비백화점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곤 했다. 당시의 어설픈 연애 감정은 세월을 따라 잊히고 말았지만, 대전역을 오가던 수많은 인파와 성심당 제과점의 풍요로운 빵들, 제법 규모 갖춘 놀이공원이었던 꿈돌이랜드, 잠들었다가 급하게 잘못 내렸던 서대전역의 낭패 등은 대전이라는 지역명과 함께 습관처럼 떠오르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사이 업무 때문에 대전을 오가는 일이 더러 있었지만, 볼일을 마치면 성심당에서 튀김소보로 한 상자를 사들고 서둘러 돌아오는 것이 고작이었다.

대전은 많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충청도의 신중한 지역색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미 1993년 대전엑스포 세계박람회를 치를 만큼 충분히 도시화되어 있던 대전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마치 첫사랑의 기억처럼 소박하더라도 풋풋한 옛 모습으로 남아 있기를 바랐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도시는 살아 숨 쉬고 성장하는 것이 분명하다. 대전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라진 새마을호 대신 KTX를 타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1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는 것처럼, 은행동의 작은 백화점과 꿈돌이랜드가 자취를 감춘 대신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와 한밭수목원 같은 새로운 도심의 면모가 위용을 드러내는 것처럼, 대청호를 둘러싼 길고 긴 산책로에 친환경 나무 데크가 놓이고, 후미진 옛 철도관사촌이 갤러리와 카페 등 마음을 사로잡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한 것처럼, 대전은 더 멋지게 달라졌다. 자연으로부터 정신적·육체적 힐링을 찾고 싶은 이라면 드넓은 호수를 따라 놓인 상쾌한 산책로 대청호오백리길이나 맨발로 황토를 밟으며 걷는 계족산 황톳길, 메타세쿼이아 나무들로 가득한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으라 권하고 싶다. 한밭수목원과 우암사적공원, 동춘당공원처럼 도심에 자리 잡은 휴식처도 더할 나위 없다. 민감한 트렌드세터라면 옛 관사촌의 놀라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테미오래와 소제동 일대를 비껴갈 수 없을 것이다. 해질 무렵 대동하늘공원에서 만나는 붉은 노을과 엑스포과학공원에서 한빛탑을 둘러싸고 밤마다 펼쳐지는 화려한 조명과 분수 쇼 역시 대전이라는 도시를 탐색하고자 하는 여행자라면 놓칠 수 없다.

혹시 자신의 여행 스타일에 대해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이 모든 대전의 여정을 두루두루 섭렵해보길 바란다. 대청호와 계족산, 장태산은 물론 도심 한복판의 공원과 골목, 다채로운 축제 현장, 어쩌면 어느 칼국수집 구석에서 자기만의 취향을 제대로 발견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뭘 좋아할지 몰라 다채로운 여행의 취향을 모두 준비해놓은 것만 같은 도시 대전. 덕분에 나는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 아닌 며칠을 머물러도 새로운 여행지 대전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도시를 움직이다 보면, 어느 틈엔가 당신에게도 대전이라는 취향이 생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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